190524_미래를 위한 금요일 Fridays for Future in Cork City

2019. 9. 9. 22:48칠곡 너구리 일상/2019 아일랜드 외 Ireland and others in 2019

23일, 한겨레 환경 신문 기사를 읽었다.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가는 새들이 한국을 지날 때 아파트 소음벽 Sound barrier에 부딪쳐 죽거나 다치는 내용이었다. 24일 아침, 유럽은 어찌 돌아가나 싶어 가디언 환경 주제 Guardian Environment 기사들을 찾아 읽었다. 이언이 말했던 <학교 기후 행동 파업 The School's Climate Action Strike> (한국어로 온전한 번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기사가 났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참여도 바란다는 그레타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다. 9월에 행진이 있을 예정이니 함께 해 달라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그때까지 미룰 것 없이 당장 참여하고 싶었다. 페이스북 Cork Environmental Forum 페이지에 자원봉사활동 모집 글이 있어 당장 신청하였다. 50명을 모집 중이었는데 단 25명 뿐이었다. 피터에게 부탁해서 코크 시티에 갔다. 단 몇 시간 안에 일어난 일이다.

함께 대화 나누던 자원활동가들

노란 조끼를 챙겨서 코놀리 건물 Connolly Hall에 갔다. 봉사활동가들은 행진하는 사람들이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대열을 지키는 일이었다. 주의 사항을 듣고 건물 밖으로 나가 행진 준비를 했다. 십대 학생들은 만들어온 피켓을 들고 신나했다. 친구들끼리 장난치며 놀았다. 인상적인 두 무리가 있었다. 학생 세 명과 온 선생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들은 시험이 있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멀리 리머릭 Limerick에서 왔다.

리머릭에서 온 친구

다른 한 무리는 어르신들이었다. 손에 든 피켓을 봤는데 '지구를 위한 장년들 Elders for Earth'이라 적혀 있었다. 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구가 오염되고 기후 변화가 큰 문제인 데는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런 세상을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준 것이라고. 우연히 도날과 그의 가족들도 길 위에서 만났다. 

Elders for Earth

세인트 패트릭 키 St. Patrick Quay를 지날 때 우리를 바라보던 시민들이 박수를 쳤다. 한 사람은 무리에 들어오며, 아름다운 장면 Beautiful scene 이라고 했다. 그보다 더 적절한 언어적 표현이 있을까. 마지막 지점인 코크 시티 도서관 앞에서 행진을 마쳤다. 하지만 집회를 이어갔다. "What do we want?", "Change!", "When do we want it?", "Now!" 구호를 연신 외쳤다. 학생들은 돌아가며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들의 탄핵 정국에서 발언하던 한국의 십대 친구들을 떠올리게 했다. 기성 세대가 하는 말들 보다 가슴에 더 와닿았는데 가장 날 것에 가까운 언어를 사용하며 뿜어져 나오는 힘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생각했다. 이 세대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걸 할게. ㅎㅎ

코크 시티 도서관 앞에서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과 선생님, 자전거를 타고 무리를 지키던 경찰들, 노란 조끼를 입고 대열을 정리한 자원활동가들, 목소리 높여 기후 변화를 외치던 모든 학생과 시민들, 대열 밖에서 박수치던 이들. 지역 선거와 유럽 연합 선거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부디 모두의 목소리가 정치계, 온 세상에 와닿길 바랐다. 기후 변화에 장벽은 없다.